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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애호가라면 누구나 매년 가을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수준 높은 국내외 작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는 10월 3~20일 해외 초청작 7개와 국내 초청 작품 7편이 관객과 만날 예정입니다. 세계 공연계의 흐름을 보이는 해외 초청작 7개 중,<푸가><네스티:여성 억압과 해방><라인:경계로>등 무용 3개는 현재 유럽 현대 무용계에서 맹활약하는 인장 핀트, 수잔, 라이노 넨 원 폰지(왕효은 전)의 작품입니다. 그러고 보니, 이 안무가들은 모두 여성이고, 이전에 다른 작품으로 한국 관객들을 사로잡았던 공통점이 있군요.
인발핀트의 <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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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은 세계 굴지의 현대무용 강국입니다. 1964년에 설립된 파치에파 무용단은 키부츠 무용단과 함께 이스라엘 무용 인재의 산실입니다만. 파치에파 무용단이 배출한 수많은 스타 안무가 중에서 인발 핀투(49)도 빠뜨릴 수 없어요. 13살 때부터 무용을 배운 핀트는 파치에파의 무용단에서 무용수로 활동하는 동시에 대학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공부했습니다. 미술 전공자답게 안무와 함께 무대 세트, 의상, 조명까지 직접 맡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래서 독특한 이미지와 참신한 미잔센을 보여줍니다.이번에 한국에서 선보이는 <푸가>는 그가 이스라엘의 뮤지션 마야 베르시츠만과 손을 잡고 지난해 초연한 작품입니다. 푸가는 본래 하나의 주제가 변주와 반복을 반복하면서 특정 법칙이 만들어지는 음악적인 형식을 의미하고 있는데요. 인발의 <후가>도 타악기 중심의 음악, 무용수의 움직임과 대비되는 의상, 무대 중간에 놓인 피아노, 오래된 풍경화가 그려진 무대막 등의 활용에 변화를 주어 지나간 시간과 기억을 떠올리게 합니다.
수잔, 라이노 넨의<네스티:여성 억압과 해방>핀란드가 국제 현대 무용계에서 주목 받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말부터입니다. 약속이라도 한 듯 재능 있는 안무가들이 앞 다퉈 등장했습니다. 수잔, 라이노 제로(47)는 한국에 잘 알려 진 테러 샤리 점토와 함께 국제적 성공을 거둔 안무가로 ' 풀 문 댄스 페스티벌'예술 감독을 역임하기도 했습니다. 젊은 시절, 발레단에서 댄서로 활동한 라이노넨의 안무는 댄서에게 압도적인 스킬과 엄격한 움직임을 요구합니다. 그러나 시각적으로 정제된 모습을 거부하는 그는 강렬한 조명과 소음 등까지 활용해 메시지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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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초연된 <나스티: 여성, 억압과 해방>은 현대사회에서 대상화되는 여성의 몸에 대한 저항을 보여줍니다. 원래 제목인 "네스티"는 나쁘거나 나쁘거나 할 때 쓰이는 말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을 비판하는 여성들을 nnasty womanと呼이라 부르며 여론의 뭇매를 맞은 적이 있습니다. 제목부터 페미니즘을 강렬하게 표현하는 이 작품에서 라이노넨은 여성에게 가해지는 일상적인 잔인함을 폭로합니다. 게다가 여성 댄서들의 강력한 육체와 위협적인 발성을 통해 여성의 자기결정권에 대한 의지를 나타냅니다.
왕헌지의 <보더라인:경계로부터>
왕홍지는 한국계 독일인 안무가입니다. 한국이름이 "왕현정"인 그는 독일로 이민간 한국의 가정 출신입니다. 그의 춤은 힙합을 바탕으로 하는데, 어릴 적 배운 발레와 마샬아츠(무술)의 영향을 나타내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는 2007년 프랑스의 안무가인 세바스찬 라미레즈와 처음 만난 이후 공동 작업을 해오고 있습니다. 라미레스는 공중 퍼포먼스 활용과 안무를 위한 장비 개발에 일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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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이 2010년 결성한 왕-라미 레즈 컴퍼니는 공간과 안무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추구합니다. 이와 함께 힙합 댄스를 독특한 스타일로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두 사람이 참가한 대소의 프로젝트 중에는 2015~2016년 팝스타 마돈나의 '리벨하ー토츠아ー'도 포함되어 있습니다.2013년에 초연된<라인:경계로>는 왕-라미 레즈 컴퍼니의 작품 중 특히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댄서를 케이블로 연결한 무대장치가 아크로바틱한 움직임을 극대화하여 중력을 거스르도록 돕고 있습니다. 인간의 몸을 지상에 묶어두려는 압력에서 벗어나 자유를 찾는 움직임과 함께 나레이션이 더해져 다양한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댄서들의 움직임과 의상은 그리스와 함께 한국의 전통을 반영하고 있습니다.장지영(국민일보 기자, 공연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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